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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숙박업소 ‘바가지 요금’의 최후
구름다리
2018.02.14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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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숙박업소 ‘바가지 요금’의 최후





"공시가격이 20만원인데 깎아드릴게요. 기대 많이 했는데 예약도 안 차고 손님이 없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일인 9일. 강릉과 평창은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했지만, 숙박업주들의 목소리는 영 좋지가 않았다. 특수를 노린 숙박업소의 과다한 가격책정으로 '바가지 올림픽'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서 관람객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개최 전 올림픽 경기장 근처의 가격은 1박에 70만원을 호가하는 지나친 가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원래 1박에 10~20만원 선이었던 숙박 가격이 순식간에 수직상승하자 바가지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의 한 숙박업주는 "원래는 더 받으려고 했는데 깎아드릴게요"라며 숙박을 권유했다. 불과 2∼3달 전만 해도 올림픽 기간 예약문의에 되레 당일치기를 권하며 예약을 만류했던 모습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다른 숙박업주는 "빙상 경기가 시작되면 손님이 많아져서 비싸질 수도 있으니 지금 예약을 해라"고 말했지만 "만약 지금과 비슷하다면 원래 가격보다 5만원 깎아드리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올림픽 주 무대인 평창지역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한 펜션은 10만원도 채 되지 않은 가격에 내놨지만 손님은 없었다. 


강원도가 집계한 이달 2일 기준 '올림픽 기간 중 숙박업소 계약현황'을 보면 개최 시·군과 배후도시 등 10개 시·군의 계약률은 업소 수(3천845개소) 기준 25%(946개소)다. 객실 수(6만4천796개)로 따지면 45%(2만9천244개)로 조금 더 높지만, 절반도 채 넘지 못했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강릉·평창·정선의 계약률은 업소 수 기준 각각 35%, 38%, 16%이며 객실 수 기준으로는 57%, 72%, 37%다.


몇 없는 관광호텔이나 콘도 등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은 곳만이 100%에 가깝게 손님을 받았을 뿐 일반호텔이나 여관, 게스트하우스, 펜션 등은 50% 안팎이다. 원주·동해·속초·삼척·횡성·고성·양양 등 배후도시 계약률 역시 관광호텔이나 콘도 정도만 이용할 뿐, 다른 숙박시설 계약률은 거의 0%에 수렴했다.

 

평균 요금은 강릉 9만5천원∼21만9천원, 평창 14만5천원∼24만원, 정선 8만8천원∼13만원으로 '한탕주의'가 극성을 부릴 때인 50만원대와 비교하면 안정됐으나 이미 등을 돌린 관람객은 돌아오지 않았다.

투숙일이 임박해야 숙박예약이 늘어나는 관행과 다르게 올림픽 개막일까지도 비어있는 방이 수두룩하다. 강릉에서는 올림픽파크 주변으로 손님을 찾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리기도 했다. 경기장과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어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펜션과 원룸 등도 현수막까지 내걸고 손님 찾기에 나선 것이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천정부지의 바가지요금 논란이 불거졌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오영환 대한숙박업 평창군지부장은 "일부 업소들의 과다한 요금정책으로 모든 업소가 그런 것처럼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올림픽 시설 주변 숙박업소는 수요가 많은 탓에 방을 구하기 어렵겠지만, 주변으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지금도 싸고 괜찮은 곳이 얼마든지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떠나버린 관광객들의 발을 잡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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