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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출신 첫 한국 의사 정제한 씨 "의료 필요한 외국 노동자 도울래요"
📱갤럭시📱
2020.01.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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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립노인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대부분입니다. 어르신들이 인생을 잘 마무리하고 아름답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잘생긴 외모에 서글서글한 눈매, 까무잡잡한 피부, 정제한(45) 씨는 네팔 출신의 한국인 1호 의사이다. 네팔 이름은 라제스 천드러 조시. 2014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네팔 정 씨의 시조다. 한국인과 결혼한데다 20년 이상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발음과 행동이 영락없는 한국 사람이다.

지난 2010년 의사 국가고시를 통과하고 계명대 동산병원을 거쳐 현재 경주시립노인전문병원 가정의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가 한국과 인연이 된 것은 네팔국립대 생물학과 3학년 재학 중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1993년 영남대 의대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사람을 고치는 의사는 네팔에서도 존경받는 직업입니다. 네팔에는 몸이 아픈데도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을 돕는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당초 네팔에서 개업의를 하고 싶었으나, 한국인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고 네팔이 내전 상황이라 결국 한국에 터를 잡은 것이다.

그는 요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은 물론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일이다.

경주시립노인전문병원을 선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종합병원에 가면 일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데 시립병원은 다소 여유가 있습니다. 오후엔 짬을 내 동포들이 한국에서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정 씨는 "대한민국에 와서 생활하는 여러 국적을 가진 분들이 현장에 문제가 있거나 심리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는데 이런 일들에 대한 상담과 진료, 치료를 통해 이분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페이스북과 밴드, 전화를 활용해 상담을 해주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이 퍼지면서 하루에 수십 통의 문의전화를 받곤 한다.

그는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자신도 외국인으로서 힘든 시절이 많았기 때문에 같은 처지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힘든 일을 겪거나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상담을 해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정 씨는 "그분들이 저의 작은 도움을 계기로 아주 쉽게 정착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지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하루가 바쁘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복지와 범죄예방 등을 위해 대구법무부법사랑위원회 외국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주재 네팔유학생회(SONSIK)와 전 세계에 거주하고 있는 네팔인협회(NRN)의 고문을 맡고 있다. 

주일에는 경산중앙교회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하며, 외국인이 많은 대구성서공단과 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위드카페에서 의료봉사를 한다. 

정 씨는 "앞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좋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또 의사소통이 힘든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과잉진료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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