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를 소중한 것★

한 등산가가 험한 산길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해가 지고 눈보라까지 몰아치자,
그는 죽음을 직감했지요.
그때 멀리서 작은 불빛 하나가 보였습니다.
산속 작은 초가집이었습니다.

탈진한 그는 문을 두드리며 외쳤습니다.
“계십니까? 누구 없습니까?”
문이 열리고 한 할머니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거의 쓰러지듯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얼마 후 정신을 차려보니
할머니가 그의 곁을 지키며 간호하고 있었습니다.

“정신이 드오?”
“죄송합니다… 허락도 없이…”
“아니오. 눈보라가 멈추려면 며칠은 더 있어야 하오.
머물다 가시오.”

할머니는 가난했지만
겨울 양식을 꺼내 등산가와 나누어 먹으며
며칠 동안 아들처럼 정성껏 돌보아주었습니다.

“나도 자네만한 아들이 있었지.
이놈의 산이 변덕이라… 지금은 세상에 없소.”

등산가는 마음속으로 결심했습니다.
‘이 은혜를 꼭 갚아야 한다.’

그는 사실 거대 기업의 회장이었습니다.
눈보라가 그친 날, 회장은 거액의 수표를 봉투에 넣어
할머니에게 건네며 말했습니다.

“할머니, 이걸 받으세요.
올겨울은 따뜻하게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이듬해 겨울, 그는 다시 산을 찾았습니다.
할머니가 잘 지내고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집은 그대로였고,
방 안에서는 부패한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할머니는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나 계셨습니다.
겨울 양식도, 온기도 없이…

회장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내가 분명 큰돈을 드렸는데…’

그 순간 그는 창문 구멍을 메운
‘문풍지’를 보고 멈춰 섰습니다.
그것은 그가 준 수표였습니다.

할머니는 그것이 큰돈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저 바람을 막는 종잇조각으로 여기며 붙여놓았던 것이지요.

회장은 흐느끼며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귀한 것도, 깨닫지 못하면 휴지조각이 되는구나…”

그는 할머니를 따뜻한 양지에 묻어드리며
오랫동안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내 곁에 있는 귀한 것들을 보지 못해
문풍지처럼 취급하곤 합니다.

친구일 수도 있고
배우자일 수도 있고
부모일 수도 있고
직장일 수도 있고
자식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것도
내게 필요 없으면 휴지조각이지만,
아무리 보잘것 없어 보여도
내게 꼭 필요한 순간에는 ‘보물’이 됩니다.

소중한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곁에 있는데 내가 알아보지 못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