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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콜록’ 독감 걸리셨나요? 당신도 ‘순진’하시군요!
미사강변도시
2022.11.2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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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은 2020년과 2021년, 코로나 ‘덕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호흡기 질환의 확산이 현저히 둔화됐다. 대표적으로 코로나 뒤로 숨어버린 호흡기 질환은 계절성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독감’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이자 열감기라고도 불리는 RSV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을 포함한 지구 북반구에서 독감이 급증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서는 미국에서 독감으로 인한 입원율이 2010년 이후 최고수치를 기록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조용하던 독감이 왜 올해는 크게 늘어났을까.

과학저널 네이처는 ‘독감과 감기가 다시 유행한다. 왜 지금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펜실베니아대 면역학자인 스캇 헨슬리 박사는 네이처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의 독감 바이러스가 귀환했고, 이번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계절독감에 비해 더 강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헨슬리 박사는 첫번째 이유에 대해 독감바이러스를 접하는 2022년의 인류가 과거에 비해 면역학적으로 더 ‘순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태어나서 두 돌이 되는 해에 독감에 감염된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독감 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으면서 만 3세~4세 아이들조차도 독감 바이러스를 단 한번도 겪어보지 않았을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독감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는 아이들이 더 많아졌고, 이로인해 독감에 걸릴 확률도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과거에 독감을 겪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면역력이 상당히 저하됐을 수 있다.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으면 항체 수치가 감소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자 존 트레고닝 박사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보통의 해에 사람들은 (감염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소량의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고,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이를 퇴치하며 항체를 만든다”며 “하지만 최근 2년간은 이런 종류의 ‘무증상 자연 면역 형성’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러 국가에서 해제됐는데, 작년이 아닌 올해가 되어서야 독감이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많은 면역학자들은 지난해 독감이 대 유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독감 전염률은 상대적으로 낮았고, RSV의 경우 소폭 증가했지만 역시 코로나 이전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실제 RSV가 찾아왔던 시점은 2021년 여름이었고 지난해 겨울은 독감이 유행하기에는 날씨가 상당히 온화했다.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활성도가 바뀐다. 특히 RSV와 독감 바이러스의 경우 기온이 올라갈수록 불활성화 되는 특징이 있다. 습도가 80%이상 높을 경우에도 바이러스의 활성도가 떨어진다.바이러스가 퍼지기에 환경적으로 유리한 시점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5월에는 프랑스 의사들이 ‘면역 부채(면역 빚)’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코로나가 유발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병원균을 주고받으며 면역력을 기르는데, 팬데믹 기간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등을 통해 이 과정이 중단되었고 이로인해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감염병에 훨씬 취약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에 대해 모든 면역학자들이 동의하지는 않는다.

계절성 바이러스에 대한 ‘뉴 노멀’이 어떤 모습이 될 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몇달 간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에는 내년 독감 시즌이 예년과 비슷해 질 수도 있다. 면역부채의 일부가 상환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독감이나 RSV와 같은 계절성 질환이 될지 혹은 연중 산발적으로 정점을 찍으며 지금처럼 계속될 지 조차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바이러스가 어떻게 서로 경쟁하고 간섭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의문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일례로 하나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강력한 선천 면역이 생길 수 있다.

일례로 작년의 인플루엔자는 오미크론 급증이 시작된 이후 감소했다.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감염이 선천 면역을 만들어 독감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혹은 오미크론 급증으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덕택에 독감을 피해갔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불명확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의 바람은 지금 인류가 겪고있는 상황이 ‘비일상’적이었으면 하는것이다. 내년에는 겨울에는 코로나 대유행과 비정상적인 독감 확산 현상을 더이상 겪지 않기를, 이는 과학자들 뿐 아니라 온 인류의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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