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이계진이 어려웠던 과거를 고백했다.
19일 방송한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KBS 공채 1기 아나운서로 20여년 전 도시를 떠나 시골 마을에 정착한 이계진이 출연했다.
이계진은 경기도 광주시에 산다며 "원래 광주군 때 왔는데 시가 됐다. (귀농한지) 만 27년이 됐다. 0세기 때 갔다. 1996년에 51세였는데 이른바 잘 나가던 시절에 엄청 바쁘던 시절에 한적하나 시골로 갔다"라고 말했다.
이계진은 "내가 지금 잘나가지만 어느날 방송 출연을 못 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당황할 거다. 시골에서 사는 연습을 해서 방송을 안해도 당황하지 않고 살 준비를 해야겠다 해서 땅을 사고 집을 짓고 벼락같이 갔다"라며 귀농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시골에서 누구의 큰 도움 없이 나 스스로 시간을 보내고 자연을 가꾸고 살면 좋겠다고 소박하게 생각했다. 한나절은 차 마시고 한나절은 책 읽으면 노년이 괜찮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혜은이는 이계인의 다큐멘터리를 언급하며 이계인이 다시 태어나면 아나운서를 또 하겠냐는 질문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이계인은 "유년 시절에는 전쟁이 나서 어려웠고 청소년 시절에는 배고팠다. 지금도 밥을 남기지 않고 먹는다. 중, 고등학교의 하루 통학 거리가 24km였다. 하루에 60리 이상을 걸었다. 당시에는 당연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내 다리가 불쌍하더라"라며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1학기 입학금과 첫 학기 등록금만 대주고 가르칠 능력이 안 된다고 하셨다. 가지 말라는 걸 고려대학교 시험을 쳐서 됐다. 국문학과를 좋아했다. 아버지는 2년제 교대 다녀서 빨리 선생을 하라고 했다. 그래야 봉급으로 동생들을 가르친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아버지 저 서울 가서 시험 좀 치게 해주세요' 했다. 나머지 7학기를 놀지도 못하고 방학 때 집에도 못 가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돈을 모아서 등록금을 댔다. 졸업할 무렵까지 그렇게 살았다"라며 돌아봤다.
이계진은 "아나운서 생활은 편하게 했던 것 같냐. 오랜 세월을 프로그램 하나 못 맡았다. 입사 성적이 대단히 좋았는데 쓰지 않았다. 무려 8년을 앉아있었다. 뉴스만 5분짜리 했다. 월급만 나와서 눈치 보였다. 너무 힘든 세월을 살았다는 생각에 뭘 다음 세상에 태어나냐, 그래서 다음 세상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더니 후배가 방송을 보고 전화 와서 울더라. 그래도 행복했다"라며 미소 지었다.
또 "난 욕심이 많지 않다. 가난해서 악착같이 돈 모아서 돈을 위해 뭐든지 하도록 살지는 않았다. 내가 CF도 했었다. 출연료를 얼마 드려야 하냐고 하길래 준비한 대로 달라고 했다. 그쪽에서 놀라더라. 내가 나의 가치를 돈으로 매긴다는 게 싫었다. 방송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며 천상 '방송쟁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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