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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복장 입고 닭 인형 '꽥'…'1호선 빌런'에 쏟아진 응원
미사강변도시
2022.05.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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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철 1호선에 투구를 쓴 채 성경책과 닭 인형을 든 남성이 포착돼 화제를 모은 가운데, 당사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직접 코스프레(분장놀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전했다.

지난 11일 트위터에는 지하철 1호선 객실 내에서 정체 모를 코스프레를 한 남성이 나타났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1호선 지하철을 탔는데 어떤 사람이 닭 인형을 누르면서 계속 꽥 소리를 냈다. 성경책도 들고 있었다"고 적었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한 남성이 십자군을 연상시키는 복장에 은색 투구를 쓴 채 양손에는 '꽥' 소리가 나는 닭 인형과 성경책을 들고 있었다.

이튿날인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누리꾼 A씨가 자신이 사진 속 남성이라고 밝히며 직접 코스프레를 하게 된 사연을 설명했다.

A씨는 "대인기피증이 심해서 정신과 치료를 10년 가까이 받고 있는데 더 나아지지도 않고 약 먹으면 너무 졸려서 사회생활을 못 하니까 그냥 약을 끊었다"고 말했다.

이어 "(약을 끊자)버스만 타도 가끔 혼자 소리 지르거나 발작을 일으켰다"며 "몇 달 뒤에는 빚이 억대로 생겼는데 모아둔 돈마저 가족이 여행 가는데 써버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갑옷을 산 뒤 남은 돈을 다 쓰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갑옷 입고 돌아다니니까 발작을 안 하게 됐다. 투구 때문에 심리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신기해서 갑옷을 입고 돌아다녀 봤다"며 "모르는 사람들이랑 말도 섞고 셀카도 찍어주는데 별일 없이 집에 돌아오니까 기분이 묘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닭 인형과 성경을 들고 다닌 이유에 대해 "옷차림 보고 간혹 사람들이 놀라고, 검 같은 걸 빼 들고 달려들 것 같은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그런 것"이라며 "성경은 코란을 사려고 했는데, 코란이 없어서 들고 다니게 됐다. 이거 때문인지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곤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다음 정신과 검사에서 '정상'이 나올 때까지 계속 갑옷을 입고 다닐 것 같다"고 밝혔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나름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냈다니 대단하다", "지나가다 마주쳐도 무서워하지 않겠다", "잘 극복하고 행복해지길 바란다", "관심을 받아서 대인기피증 치료하는 게 신기하다", "언젠간 가면 벗고 남들처럼 평범하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등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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