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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살며 너무 놀랐다”는 하와이 인기 호텔뷔페 셰프…왜?
미사강변도시
2022.11.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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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하와이 여행을 간다고 하면 “하와이는 다 좋은데 먹을 게 아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심지어 미국 본토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그 때문일까. 현지인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해도 기대가 떨어진다.

그런 와중에 와이키키 인근의 호텔 뷔페를 꼭 가보라는 팁이 전해졌다. 하와이 현지인들이 꼽는 맛집 중 하나로, 맛은 물론, 경관, 그리고 친환경까지 두루 챙길 수 있다는 것.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에 딱 4일만 디너 뷔페를 즐길 수 있다는 그곳을 찾았다.

프린스 와이키키 호텔 3층에 있는 시그니처 레스토랑 ‘원 헌드레드 세일즈 레스토랑 & 바(100 Sails Restaurant & Bar)’이다

가장 먼저 뷰가 눈에 들어왔다. ‘3층인데 전망이 좋을 수 있나?’라는 의문은 입장과 동시에 초스피드로 수긍이 갔다. 레스토랑의 통유리 밖으로 ‘하와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장소’로 꼽히는 알라와이 요트 하버 뷰가 펼쳐진다.

?에메랄드빛 오션뷰는 아니지만 빼곡한 요트로 가득 찬 항구 뷰가 오히려 매혹적이다. 창가 자리를 앉기 위해선 디너 시작 시간인 오후 5시에 맞춰 선점하는 게 좋다.

프린스 와이키키 건물 루프톱에서 직접 식자재를 재배한다.
와이키키다음은 친환경. 호텔의 전 식음료 파트를 진두지휘하는 총괄 셰프에게 지속가능한 다이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레미 시게카네(Jeremy Shigekane) 프린스 와이키키 총괄 셰프는 원 헌드레드 세일즈 레스토랑 & 바를 비롯해 캐주얼 풀사이드 히나나 바(Hinana Bar), 인-룸 및 이벤트 다이닝 등 20년 이상 파인다이닝 셰프로 일하고 있다.

또 10년 이상 하와이에서 쌓은 요리 경험을 바탕으로, 프렌치 테크닉에 하와이 정통 요리와 식문화에 대한 조예를 조화롭게 녹여낸 다양한 시그니처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프린스 와이키키 건물 루프톱에선 레스토랑에서 요리, 가니쉬, 플레이팅 등으로 활용하는 식자재를 직접 재배하고 있다.

레몬 그라스, 로즈마리 허브부터 상추, 부추, 오크라 등의 채소, 메리골드를 포함한 식용 꽃과 열대과일 릴리코이까지 키운다.

환경 보호와 클린 에너지 사용 등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 남은 식자재의 경우 지역 농가에 전달하거나 오랫동안 섭취가 가능한 피클로 만들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프린스 와이키키 건물 루프톱에서 직접 식자재를 재배한다.
와이키키?루프톱에서 요리에 활용할 식자재를 직접 키울 정도로 환경 친화적인 운영에 진심인 그는 놀랍게도 한국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한국에서 두 달 동안 살면서 일을 했는데, 지내는 동안 한국 문화에 매우 놀랐다. 한국 여행객은 매우 자연 친화적이며 건강한 식사 습관을 선호하는 것 같다.

종류별로 전용 봉투를 이용해 수거하는 재활용 문화부터,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음식물의 장기적인 보관 방법을 위한 연구 및 노력도 돋보였다.

한가지 재료로 무궁무진한 요리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을 보고도 많이 배웠다. 이런 점들을 나 자신도 하와이에 돌아와서 지속적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제레미 시게카네 셰프의 채소 샐러드.

눈앞에 놓인 요리는 다름 아닌 샐러드. 해산물이나 스테이크를 상상했는데, 각종 채소로만 이루어진 샐러드의 등장에 갸우뚱했다. 익숙한 반응이라는 듯 셰프는 웃으며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채소를 엄청 좋아한다. 엄청난 샐러드를 구상해 선보이고 싶다. 여러 로컬 농장에서 받아온 질 좋은 채소를 활용해 기본 재료의 맛으로 승부를 보고 싶다.

사실 채소만 들어간 샐러드의 경우 선호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기본 재료의 맛과 저만의 기술이 들어간 소스를 추가해 손님들에게 샐러드도 고급 요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게 목표다.

‘육식파’라고 자부하고 살아왔을 정도로 채소를 멀리했던지라 단번에 그 깊은 맛을 느끼긴 어려웠다. 다만 옥상에서 직접 키운 싱싱한 재료들이 보여서일까. 셰프의 노하우를 담은,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새콤달콤한 드레싱 맛 때문일까. 자꾸만 손이 가는 맛임은 분명했다. 살면서 고기 없는 샐러드에 가장 많이 손을 댄 날이 아닐까 싶다.

제레미 시게카네 프린스 와이키키 총괄 셰프.

와이키키이색적인 드레싱부터 색상을 조화롭게 배치한 플레이팅까지, 셰프가 요리를 개발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궁금해졌다.

프렌치 위주의 요리를 메인으로 하고 있다 보니 다양한 프랑스 음식을 경험해보려고 한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영감을 많이 받는다.

또 영감을 받은 후 그대로 요리하는 것이 아닌, 하와이 현지화를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현지 식자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셰프 본인의 요리 스타일을 가미하는 아일랜드 요리법을 적용하려 한다.

원 헌드레드 세일즈 레스토랑 & 바 디너 뷔페 메뉴.

고기를 손질하고 있는 제레미 시게카네 셰프.
샐러드도 좋지만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디너 뷔페를 더는 냄새만 맡고 있을 순 없었다. 샐러드바부터 새우, 굴, 게 등을 다채롭게 조리한 핫 스테이션, 사시미를 즐길 수 있는 콜드 바, 육류 메뉴 위주의 카빙 스테이션, 스시 스테이션, 디저트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신선한 해산물, 프라임 컷 고기, 팜-투-테이블 샐러드까지, 전반적으로 한국인 입맛에도 큰 호불호 없이 즐기기 좋을 듯하다. 낯설지 않은 메뉴들과 크게 자극적이지도, 심심하지도 않은 맛이 인기 비결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포케와 신선한 대게, 클램차우더 스프, 후토마키가 가장 만족스러웠다.

믹솔로지스트가 있는 바.

하와이 감성이 물씬한 칵테일.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술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바에서 믹솔로지스트의 추천을 받아 다양한 칵테일을 즐겨보자. 취향을 설명하면 그에 맞는 칵테일을 추천 및 제조해주고, 식용 꽃 등을 활용한 장식으로 하와이 감성을 더해준다. 식사 중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감미로운 음악 연주도 들려오니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일 듯 싶었다.

전반적으로 신선하고 맛있는 요리가 가득해 성인 85달러(약 11만원)라는 이용 요금이 아깝지 않았다. 한국 특급호텔 뷔페들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도 아니니 하와이 여행 중 하루쯤은 꼭 날짜를 맞춰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다만 원 헌드레드 세일즈 디너 뷔페를 이용하기 위해선 다소 까다로운 일정 확인이 필요하다. 디너 뷔페는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5시부터 9시 30분 사이에 운영한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디너로 단품 요리를 선보이는 알라 카르트(Ala Carte) 메뉴만 이용할 수 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10시 30분까지는 호텔 조식 장소로 열려 있다. 매주 일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선데이 브런치도 선보인다.

제레미 시게카네 프린스 와이키키 총괄 셰프.
마지막으로 시게카네 총괄 셰프에게 하와이 현지인과 전세계 여행객들에게 높은 위상을 유지해 온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전형화한 호텔 뷔페가 아닌 손님들에게 하나의 작은 고메 레스토랑의 느낌을 주려고 노력한다. 하와이 고유의 식문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팅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메뉴도 개발하며 믹솔로지스트를 영입해 칵테일의 새로운 제조 방법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추구한다.

앞으로도 프린스 와이키키 가든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식자재를 사용해 건강하고 질 높은 모던 하와이안 다이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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