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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온다는 말에 엄마가 '다친 손'으로 차린 밥상엔 끝내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아프로톡신
2019.06.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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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자주 모이지 못하는 가족과 오랜만에 함께 식사를 하는 것 말고는 바랄 게 없었다.

지난 23일 온라인 미디어 월드오브버즈는 손목을 다쳐 움직이기 힘든 상황에서도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아픔을 꾹 참고 요리를 했던 여성에게 찾아온 시련을 전했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27살 여성 레라 자밀은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 여러 장과 함께 짧은 글을 남기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형형색색 예쁜 접시에 정성스럽게 담긴 음식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눈에 봐도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즐기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걸 짐작게 한다.

레라는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엄마는 명절을 맞아 친척들이 집에 방문하길 애타게 기다렸다. 엄마에게 그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동생이자 조카들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약속 시간은 2시였지만 오랜만에 가족과 만날 생각에 들뜬 엄마는 오전 10시부터 장을 보고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라며 "볶음밥, 양고기, 수프, 만두, 새우튀김 등 없는 게 없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약속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친척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늦는다거나 못 온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없었다.

행여나 친척들이 불편해하거나 조급해할까 걱정된 엄마는 먼저 전화를 걸어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은 어느새 흘러 저녁때를 한참 지나버렸고, 그제서야 엄마는 전화기를 들고 연락을 취했다.

고심 끝에 한 "어디쯤이야?"라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오늘 너무 힘들어서 못 갈 거 같아. 시간 되면 다음에 갈게"라는 말뿐이었다.

레라는 "엄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 10시가 넘도록 계속 동생들을 기다렸다"라며 "얼굴에는 헛된 희망을 품은 자신에 대한 씁쓸함과 슬픔이 가득했다"라고 가슴 아픈 심경을 전했다.

심지어 레라가 공개한 또 다른 사진에는 아직 부러진 손목이 다 낫지 않아 한쪽으로 휘어져 있는 엄마의 손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을 눈물 짓게 했다.

엄마는 다친 손목으로 음식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내색도 하지 않고 가족들이 맛있게 먹어줄 것만 상상하며 꾹 참았던 것.

마지막으로 레라는 "시무룩해진 엄마를 위해 다 식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라며 "그 순간 엄마의 얼굴에 다시 옅은 미소가 자리했다"라고 덧붙였다.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것만큼 애타고 설레는 건 아마 없을 것이다. 혹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한 지 오래됐거나 부재중이 찍혔는데도 전화하는 걸 깜빡했다면 오늘 잠깐이라도 먼저 짬을 내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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