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손끝에 일어난 거스러미가 유독 거슬리곤 한다. 거울을 보다 코 아래로 삐져나온 코털을 볼 때도 있다. 그러나 무심코 제거했다간 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별 생각 없이 손을 댔다가 세균에 감염되기 쉬운 곳을 알아본다.
겨울은 춥고 건조해 입술 각질이 잘 생긴다. 이것을 손이나 이로 뜯어냈다간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입술 각질이 계속해서 생기는 탈락성 입술염 또는 입술 경계부에 염증이 생기는 구순염이 가장 흔하다. 각질을 뜯고 싶어도 참고 보습제나 바셀린을 바르는 게 바람직하다. 정 거슬린다면 입술에 따뜻한 수건을 2분 정도 올려뒀다가, 바셀린을 바르고 그 위에 랩을 덮어 각질을 불린 후에 면봉을 문질러 제거한다.
코털이 보기 싫다고 뽑았다간 최악의 경우 뇌막염이나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코는 세균이 몸에 들어오는 핵심 통로다. 게다가 코털은 피부 깊숙이 박혀있고 모공도 큰 편이라 뽑으면 상처가 나기 쉽다. 이에 신체 다른 부위의 털보다 코털을 뽑았을 때 유독 세균 감염 위험이 크다. 특히 코와 인중 근처에 있는 혈관은 뇌하수체 아래 있는 큰 정맥인 해면정맥동과 연결돼있어, 이쪽에 염증이 생기면 세균이 해면정맥동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다. 코에서 시작된 염증이 드물게 뇌수막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염증 물질이 혈관을 타고 몸 곳곳을 돌며 패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보기 싫은 코털은 전용 가위로 잘라내는 게 가장 안전하다.
손발톱 주변의 거스러미를 뜯었다간 손톱 주변이 염증으로 빨갛게 붓고 아픈 조갑주위염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자연 치유되지만, 자극이 계속 가해지면 농양이 생기고, 손톱 뿌리가 손상돼 손톱이 변형될 수 있다. 손톱 주변 피부와 피하조직까지 세균 감염이 진행되면 봉와직염, 뼈로 진행되면 화농성 관절염이나 골수염 등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있다. 거스러미는 손으로 뜯어서 제거하지 말고, 깨끗이 소독한 손톱깎이로 잘라낸다. 잘라낸 부분은 소독하고 보습제를 바르는 게 좋다.
이 밖에도 발뒤꿈치 각질과 두피에 앉은 딱지 역시 뜯지 말아야 한다. 발뒤꿈치 각질은 뜯을수록 더 두꺼워지기만 한다. 뜯지 말고 보습제를 자주 발라 각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낫다. 두피가 건조해 긁다가 생긴 상처에 앉은 딱지를 뜯으면, 그 자리에 세균이 감염돼 두피염이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손상된 두피에서 탈모가 생길 위험이 있다. 딱지엔 가급적 손을 대지 말고, 머리를 감은 후엔 두피 구석구석 시원한 바람으로 꼼꼼히 말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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