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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수사하다 ‘시신’으로 발견됐던 강남 경찰서 형사의 죽음에 담긴 의문
지민아미
2019.03.1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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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은 버닝썬 게이트. 과연 이 사건의 시작은 어디일까. 9년 전 강남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어린 형사의 '의문사' 사건도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 2010년 7월 29일, 충청북도 영동군의 한 낚시터에서 남성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시신의 정체는 서울특별시 강남경찰서 강력반 소속 이용준 형사.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7세였다.

강남 유흥업소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그는 이틀 전 갑자기 종적을 감춰 실종 신고가 된 상태였다.

연기처럼 사라졌던 강력반 형사가 연고도 전혀 없는 시골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예사 사건이 아니었다.

그런데 경찰은 한 달 만에 사건을 '자살'로 결론짓고 내사종결했다. 과도한 음주와 지각, 교통사고 등으로 징계를 받을까 두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이 형사는 발견 사흘 전인 7월 26일 '친한 형'과 함께 술을 마신 뒤 그곳에서 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왜 출근 안 하냐"는 반장 형사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집을 나섰다고.

의문이 드는 점은 이 형사의 목적지가 '강남경찰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출근을 하지 않고 부산의 한 카센터로 향했다.

부산으로 향하던 이 형사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자차 사고를 내 가벼운 부상을 입고 인근에 위치한 충북 영동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이 형사는 병원 응급실에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나선 뒤 그대로 사라졌다. 그리고 이틀 뒤 낚시터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병원 간호사들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며 그가 그토록 급하게 찾아가려던 곳은 도대체 어디였을까.

이 형사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한 형'은 부산이 고향인 경찰의 정보원이었다. 이 형사는 그에게 부산에 있는 정보원을 소개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으로 향하던 중 발생한 사고는 과연 우연이었을까. 2017년 방송된 KBS1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쉽게 보기 힘든 케이스"라고 입을 모았다.

먼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라기엔 이 형사의 혈중알콜농도가 0.01% 미만으로 맨 정신이나 다름없었다.

졸음운전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졸음운전 사고는 대각선으로 한 쪽 대각선 부분만 부딪혀 사고가 난다. 하지만 이 형사의 차량에는 다른 차량이 옆에서 '밀어버린' 흔적이 있었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그의 위에서 검출된 감기약 성분이다. 디펜히드라민이라고 불리는 이 약은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어 복용 후 운전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런데 이 형사의 동선에는 이 약을 구할 수 있는 약국이 전혀 없었다. 영동병원에서도 링거를 처방했을뿐 약은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의문은 이 형사가 발견된 낚시터의 수심이다. 해당 낚시터는 수심이 80~90cm에 불과하다.

키가 175cm였던 이 형사가 '자살'을 선택하려면 잠수해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참아야 한다는 뜻이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여기에 플랑크톤이 '폐'에서만 발견된 점도 의혹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물에 빠지면 플랑크톤이 폐는 물론 위 등에서도 검출돼야 한다.

특히 발견된 플랑크톤 중 '디틸륨'이라는 종이 오직 바다에서만 서식하고 담수인 낚시터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과학적 근거도 나왔다.

이 형사가 담수가 아닌 바닷물을 마셨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에 대해 "검사 결과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 오타가 났다"는 황당한 답변을 늘어놓은 바 있다.

부검 결과도 이 형사의 죽음이 자살이 아님을 가리켰다. 목 부분에서 발견된 이유를 알 수 없는 다발성 표피 박탈은 그가 무언가에 목이 졸렸음을 암시하는 증거다.

그럼에도 경찰은 "목이 졸려 죽었다면 울대(목젖)이 손상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교살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결국 유족들의 항의와 여론의 거센 비판 속에 이 형사의 죽음은 '자살은 아니지만 타살이라는 증거도 찾을 수 없는 미제 사건'으로 종결됐다.

그런데 그의 죽음 후 9년이 지난 2019년 2월 16일. 강남 최대 클럽 '아레나'에서 직원 등이 마약을 유통·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리고 이 사건을 파헤친 것은 서울 지역 경찰이 아닌 부산지방경찰청 마약 수사대였다. 부산경찰청 수사관들은 첩보를 입수하고 직접 서울로 이동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어째서 서울 경찰이 아닌 부산 수사관들이었을까. 또 9년 전 이 형사가 부산으로 향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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