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리는 1984년생으로 지난 2007년 단편영화 '기린과 아프리카'로 데뷔했다. 생후 28개월부터 무용을 시작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한국무용과를 졸업한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녀는, 대학 시절 우연히 참여한 단편영화를 계기로 배우로서 새로운 연기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영화 '코리아', '해무', '최악의 하루', '극적인 하룻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청춘시대'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탄탄한 필모그래피와 독보적인 연기 경력을 쌓아온 그녀는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영화 '미나리'를 통해 국내외 평단의 큰 주목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섰다.
한예리는 과거 한 방송을 통해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부모님의 집을 마련해 드린 미담과 함께, 정작 본인은 미니멀리스트이자 무소유의 삶을 살고 있는 일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주목받는 여배우의 화려한 이미지와 달리 그녀는 스마트폰 하나를 6년 동안 쓸 만큼 물욕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공개된 그녀의 집은 흔한 가구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텅 비어 있었으며, 재테크 역시 거창한 투자 대신 소박하게 적금을 차곡차곡 모으는 방식을 고수했었다. 부모님에게는 아낌없는 선물을 건넸음에도 정작 자신에게는 한없이 엄격했던 철저한 무소유의 삶을 자처하게 된 데에는 사실 가난했던 시절의 남모를 아픔이 있었다.
한예종 한국무용과 재학 시절, 만만치 않은 학비와 비싼 의상비를 감당하기에 가정형편은 턱없이 부족했다. 차마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없었던 그녀는 학비를 벌기 위해 밤낮으로 온갖 알바를 전전해야 했고, 힘든 현실에 홀로 눈물 흘리는 날도 많았다고 한다. 졸업 후 배우의 길로 접어든 이후에도 배고픈 현실은 계속됐다. 그녀는 독립영화 출연료로 단돈 5만 원을 받으며 버텨야 했던 긴 무명 시절을 거치면서, 돈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깊이 체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배우로 성공한 이후 무리하게 대출을 끼는 대신 오직 순수 현금으로만 부모님의 집을 마련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어린 시절 겪었던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는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늘 빚에 대한 큰 부담감과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평생 경제적 불안감에 시달려온 부모님에게 빚 없는 완벽한 안정감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다. 긴 무명 시절을 지나 부모님의 오랜 불안까지 깨끗이 지워드린 그녀의 따뜻한 보금자리 선물은 계산 없는 남다른 효도로 기억되며 대중에게 큰 훈훈함을 안겼다.
부모님께 보금자리를 선물하겠다는 일차적인 목표를 이룬 한예리는 이제 자신만을 위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녀는 돈을 모으는 목적 역시 부의 축적보다는 나이 예순이 넘어서도 돈 걱정 없이 매년 해외 영화제를 보러 다니는 것이 유일한 꿈이라고 말한다. 화려한 스타의 외피를 벗고 인생의 진짜 가치를 쫓는 배우 한예리의 담백하고 주체적인 행보에 따뜻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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