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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삶을 위한 일생일대의 고민… 탈모약, 먹는다 vs 바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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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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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 앉은 환자들 가운데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이런 질문을 꺼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장님, 약을 먹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바르는 게 나을까요?” 단순한 호기심으로 던지는 질문 같지만, 그 속에는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탈모는 단순히 머리카락 몇 가닥의 문제가 아니라, 거울 앞에 서는 기분과 사람을 만나는 자신감,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흔들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환자들이 더 많이 관심을 보이는 쪽은 경구 미녹시딜입니다. 원래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쓰이던 약물이었는데, 저용량에서는 모발 성장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JAMA 피부과학(JAMA Dermatology)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시험은 이런 관심을 더욱 키워주었습니다. 연구진은 남성형 탈모 환자에게 하루 5mg의 경구 미녹시딜을 투여한 군과 하루 두 차례 5% 국소 미녹시딜을 바르게 한 군을 24주 동안 비교했습니다.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경구 제형이 확실히 더 낫다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정수리 부위의 사진 평가에서는 경구 제형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해 미용피부과학저널(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하루 1mg 경구 미녹시딜과 국소 5% 제형을 비교했습니다. 두 군 모두에서 모발 굵기와 밀도의 향상이 있었고, 효과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25년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루 2.5mg 경구 미녹시딜을 복용한 환자들이 국소 제형을 사용한 환자들보다 모발의 굵기, 개수, 밀도에서 모두 더 뚜렷한 호전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연구마다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전하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든 연구가 경구 제형이 항상 더 낫다고 단정하지는 않지만, 어떤 환자에게는 확실히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효과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부작용입니다. 경구 미녹시딜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다모증, 즉 얼굴이나 몸의 털이 늘어나는 현상입니다. JAMA 피부과학 임상시험에서는 절반 가까운 환자에게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경미했고, 치료를 중단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부종이나 두통, 어지럼증이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국소 제형은 두피 자극, 가려움, 비듬 악화가 흔하게 나타납니다. 결국 환자가 어느 쪽을 더 불편하게 느끼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생활 패턴과 순응도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매일 약을 바르고 말리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지는 환자들은 경구 제형을 선호합니다. 반대로 얼굴 털이 늘어나는 것을 특히 신경 쓰는 환자들은 국소 제형을 선택합니다. 하루 한 알로 간단히 끝낼 수 있는 편리함과, 도포하면서 생기는 번거로움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는 것이지요. 저의 경험으로도 바쁜 직장인 환자들은 대체로 경구 제형을, 피부가 민감한 환자들은 국소 제형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의사가 내릴 수 있는 정답은 무엇일까요. 탈모 치료에는 단 하나의 답이 없습니다. 환자의 두피 상태, 생활 습관, 복용 중인 약물, 동반 질환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국제 합의문은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이 장기간 사용에도 대체로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혈압이나 부정맥 병력이 있는 환자,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임신·수유 중인 여성에게는 금기입니다. 또한 스페인 탈모 연구 그룹은 남성형 탈모 환자에서 경구 두타스테리드를 1차 치료로 권고하면서,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 역시 국소 제형보다 효과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탈모 치료는 환자에게 맞는 옷을 입히는 것과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경구 제형이 편리하고 효과적인 옷이 될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국소 제형이 더 잘 맞는 옷이 될 수 있습니다.

탈모 치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꾸준함입니다. 먹는 약이든 바르는 약이든,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머리카락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습니다. 작은 변화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그 변화를 지켜내는 시간이 결국 눈에 보이는 차이를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들에게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약을 어떻게 쓰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이어가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 말 속에 탈모 치료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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