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이라는 긴 무명 시절, 통장 잔고가 단 3000원에 불과했던 가수가 있다. 지금은 업계 최상위권인 회당 행사비 3800만 원을 받는 스타로 성장했지만, 그의 삶을 지탱하는 본질은 데뷔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매일 가계부를 쓰며 수입과 지출을 조율하던 무명 시절의 습관이 오늘날의 안정적인 자산 관리로 고스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섯 번의 데뷔, 14년의 무명 생활
1983년생인 영탁(본명 박영탁)은 2002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처음 음악 활동을 시작해 2007년 발라드 곡 '사랑한다'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발라드, R&B, 그룹, 듀오를 거치며 여섯 차례나 새로운 이름과 장르로 도전을 거듭했지만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이 기간 그는 노래만 하는 가수가 아니었다. 생계를 위해 보컬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2016년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뒤 내놓은 데뷔곡 '누나가 딱이야' 역시 큰 반향을 얻지 못했지만,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직접 만든 자작곡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이 곡의 인기에 힘입어 2020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그는 최종 2위인 '선(善)'을 차지하며 비로소 가수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수입 0원인 달에도 멈추지 않았던 가계부
영탁은 14년 동안 단 하루도 가계부 작성을 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입이 0원에 가까웠던 달에도 기록은 멈추지 않았고, 매달 들어오는 불규칙한 급여를 세분화해 저축하고 고정 지출을 통제하는 습관을 유지했다. 이런 철저한 자기 관리는 3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을 완성하기까지 그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됐다는 평가다. 수많은 학생의 발성을 교정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다듬었던 무명 시절의 치열한 시간이 더해져, 오늘날의 '영탁'이라는 브랜드가 비로소 완성된 셈이다.
성공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소비 패턴
수입이 급증한 이후에도 그의 소비 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가의 소모품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수익을 다각도로 배분해 관리하는 안정적인 원칙을 택했는데, 이는 과거 통장 잔고 3000원을 경험하며 겪었던 불안을 다시 마주하지 않기 위한 그만의 방어법으로 풀이된다. 뒤늦게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유가 음주운전 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함이었다는 일화도 이런 그의 리스크 관리 성향을 보여준다. 매일 새벽 일어나 일정을 살피고 가계부를 확인하는 습관은 무명 시절부터 이어온 철저한 자기 경영의 표본으로 꼽힌다.
50곡 넘는 저작권 보유한 싱어송라이터
영탁은 단순히 행사장을 누비는 가수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만 50곡이 넘는 싱어송라이터로, 히트곡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비롯해 직접 쓴 노래들이 매달 고정적인 저작권료를 발생시킨다. 그는 과거 방송에서 이 저작권료가 무명 시절 거주하던 월세의 100배가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예능에서 보여주는 유쾌한 모습과 달리, 음악을 대할 때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동료들이 그를 '음악 앞에서 가장 냉정한 사람'이라 부를 만큼, 곡의 서사를 살리기 위해 수십 번의 재녹음도 마다하지 않는 집요함을 지녔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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