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술 안 마시기.’ 애주가에게는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만하다. 한 달 금주가 몸에 가져다주는 이점은 생각보다 꽤 많다.
가장 먼저 간 회복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과음은 수많은 간질환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된다. 미국 네브래스카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과음자의 약 90%는 어떤 형태로든 알코올성 간질환을 앓게 되며, 20~40%는 간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는 알코올성 간염을 겪는다. 바꿔 말하면 술만 끊어도 이런 문제들이 생길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뜻이다. 미국 워싱턴대학교메디컬센터 간질환클리닉 앤 라슨 박사는 현지 매체 베리웰헬스와의 인터뷰에서 “단기간 동안 술을 끊으면 간세포가 알코올로 인한 지속적인 독성 손상에서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사 건강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2018년 국제 학술지 ‘BMJ 오픈(BMJ Ope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평소 술을 마시던 성인이 한 달간 금주하자 인슐린 저항성이 25.9% 감소하고 수축기·이완기 혈압도 각각 6.6%·6.3%씩 낮아졌다. 체중 역시 1.5% 감소했으며, 간 기능 관련 지표인 ALT와 GGT은 각각 약 15%, 29%씩 떨어졌다.
알코올은 간뿐 아니라 장에도 영향을 준다. 위장관 내벽을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하며, 장내 미생물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잦은 과음은 속 쓰림 등 각종 소화기 증상의 원인이기도 하다. 다행인 점은 술을 끊으면 이 같은 증상이 비교적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공인 영양사 데비 프티팽은 “알코올 섭취를 중단하면 소화기관이 빠르게 회복된다”며 “일주일 정도 지나면 내벽이 회복되기 시작하고 속쓰림 증상도 줄어들거나 사라질 것이다”고 했다.간·소화기 다음은 뇌다. 알코올 섭취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뇌졸중과 뇌 손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음주는 충동 조절 능력 저하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알코올 중독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충동 조절 능력 보유 여부기도 하다. 라슨 박사는 “30일 동안 술을 마시지 않으면 뇌와 사고 과정이 맑아질 수 있다”며 “금주 후 수분 공급이 개선되면 두뇌 기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주가들에게 금주 한 달은 길게 느껴질 수 있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한 달간 절주부터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 톨레도대학교 공중보건학과 타비스 글래스먼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특정 행동을 하지만,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언제 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 달 동안 매일 음주량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음주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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