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 이른바 ‘밥태기’가 찾아오면 부모는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이라도 먹이려 한다. 이때 소시지를 한입에 먹기 좋도록 동그랗게 썰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조심해야 한다.
◇동그란 소시지 조각, 아이 기도 막을 수 있어
소시지가 의외로 어린이 질식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학술지 ‘국제소아이비인후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Pediatric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된 미국 인터텍 연구에 따르면 1989~1998년 미국·캐나다 소아병원 26곳에서 치료받은 어린이 1429명의 음식 관련 사고를 분석했더니 땅콩이 전체의 26%로 가장 많았다. 연구진이 과거 어린이 음식 질식 사망 자료를 함께 살펴본 결과, 길쭉하고 동그란 핫도그용 소시지가 전체 사망 사고의 16%를 차지해 음식 종류 중 가장 많았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특히 소시지를 가로로 썰어 동전처럼 동그란 조각으로 만드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핫도그나 소시지처럼 원통형인 음식은 둥근 조각으로 자르지 말고 짧고 가느다란 형태로 자르라고 권고한다. 둥근 조각을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면 아이의 기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시지의 단단하고 탄력 있는 질감도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국제소아이비인후과학저널 연구에서는 음식의 크기, 모양, 질감을 함께 분석했는데, 단단하고 둥글면서 탄력이 크거나 미끄러운 음식일수록 심각한 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지는 탄력이 있어 눌리면 형태가 변하는데 이게 좁은 기도를 빈틈없이 막을 수도 있다. 어린아이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는 3세 미만 어린이가 음식으로 인한 사고와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연령대로 확인됐다.
◇원통형을 반달 모양으로 자르고 한 번 더 잘라야
아이에게 소시지를 줄 때는 동그란 단면이 남지 않도록 자르는 것이 핵심이다. 소시지를 가로로 잘라 동전처럼 만들기보다는 길게 반으로 갈라 반달 모양으로 만든 뒤, 각각을 다시 길게 반으로 잘라 네 가닥으로 나눈다. 이후 아이가 씹어 삼키기 쉽도록 짧고 작은 조각으로 자르면 된다. 미국소아과학회는 핫도그용 소시지를 길이 방향으로 4등분한 뒤 작은 조각으로 잘라 주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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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소시지 껍질(케이싱)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소시지를 어린아이에게 줄 때 껍질을 벗기면 삼키기 쉬워진다고 안내한다. 소시지 특유의 뽀드득한 식감을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식감보다 안전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소시지가 목에 걸렸다면 아이의 상태부터 확인해야 한다. 새론의원 주용민 원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은 “소시지를 먹다가 목에 걸렸다면 먼저 아이가 숨을 잘 쉬는지, 기침이나 말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기침을 할 수 있다면 스스로 뱉어내도록 지켜보되, 숨을 가쁘게 내쉬거나 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용민 원장은 “119 상담원의 안내에 따라 1세 미만은 등을 두드리고 가슴을 밀어주는 방법을, 1세 이상은 등을 두드리고 배를 안쪽 위로 밀어 올리는 방법을 시행해야 한다”며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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