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을 알 수 없는 두드러기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단순한 피부 트러블로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참기 힘든 가려움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다음 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받기도 한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 갑자기 올라올지 예측이 어려워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감도 크다. 반복되는 증상에 지친 나머지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도대체 두드러기는 왜 생기고,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최근 두드러기를 주제로 책을 펴낸 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두드러기가 생기면 피부과와 알레르기내과 중 어디를 찾아야 하나?
“둘 다 괜찮다. 두드러기는 비만세포라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면역질환으로 두 진료과 모두 치료한다. 피부과는 아토피피부염, 약물 발진 등 비슷하게 보이는 질환을 감별하는 데 강점이 있고, 알레르기내과는 전신질환과의 연관성이나 자가면역 여부를 살피는 데 강점이 있다. 급성인지 만성인지를 구별해 알고 있으면 좋은데, 증상이 6주 이내라면 급성, 6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이다. 급성은 감염이나 약물, 음식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만성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반복되는 자발성 두드러기와 한랭·열·햇빛·운동 등 특정 자극에 의해 발생하는 유발성 두드러기로 나뉜다.
또, 피부 깊은 층이 부어 통증과 함께 눈이나 입술 주변이 붓는 형태가 흔한 혈관부종은 두드러기와 다르다는 걸 알아둬라. 혈관부종과 함께 숨이 차거나 목소리가 변한다면 기도까지 부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두드러기는 평생 지속되나?
“그렇지 않다. 소아는 1~2년 사이에 좋아지는 경우가 많고, 성인도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안정돼 약을 서서히 줄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개인차가 있어 10년 이상 지속되는 사례도 있다. ‘완치’보다는 ‘조절’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치료를 지속하면서 증상이 좋아지면 결국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환자도 있다. 두드러기를 참기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해 일상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히스타민제를 먹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올라오던데?
“항히스타민제는 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떨어지지만, 두드러기를 일으키는 질환의 활성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는 자가면역적인 성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비만세포가 계속 자극될 수 있어, 일정 기간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안정되면 약을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으로 서서히 줄여도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
-약을 오래 먹어도 괜찮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두드러기에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권장된다. 1세대 약물은 졸림을 유발하고 변비나 배뇨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장기간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이나 고령자는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스테로이드는 혈당·혈압 상승, 골다공증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장기간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 급성으로 심할 때 단기간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만성 두드러기를 스테로이드로 억누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사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되면 항히스타민제를 줄여볼 수 있으며, 치료 기간은 환자마다 달라 짧게는 6개월, 길게는 재발해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두드러기 원인으로 음식을 의심하는 환자가 많던데.
“급성 두드러기에서는 음식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지만, 만성 두드러기에서는 음식이 원인인 경우가 100명 중 한두 명 정도다. 여러 음식을 무작정 제한하면 특히 소아·청소년에서 영양 부족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특정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한 시간 이내 두드러기가 반복된다면 원인일 가능성을 확인해볼 수 있지만, 매일 발생한다면 음식과 관련됐을 가능성은 낮다.
두드러기 원인을 파악하려고 알레르기 검사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만성 두드러기는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더라도 실제 증상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자가면역적 성격을 보여, 기본 혈액검사와 갑상선 관련 검사로 갑상선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두드러기는 어떻게 치료하나?
“만성 두드러기는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서 히스타민 등 매개물질을 분비하고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가려움과 부종이 나타나는 것이다. 치료도 이 과정 차단에 초점을 둔다. 보통 졸림이 적은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고, 조절되지 않으면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약제를 조합한다. 그래도 지속되면 오말리주맙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비롯한 표적치료제를 고려할 수 있다.”
-환자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은?
“충분히 잠을 자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음식은 특별히 제한할 필요가 없지만 특정 음식을 먹을 때마다 증상이 악화된다면 관련성을 확인해볼 수 있고, 술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보습제가 두드러기 자체를 치료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부 건조로 인한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증상이 생겼을 때는 냉찜질도 좋다.”
-앞으로 주목하는 연구가 있다면?
“최근 10년 사이 치료제가 크게 발전하면서 선택지가 많이 늘었다. 앞으로는 비만세포 자체를 안정화시키는 새로운 치료제와 함께, 환자마다 어떤 약이 잘 맞는지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가 중요하다. 혈액검사 등을 통해 질환의 활성도와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는 정밀의학이 가능해질 것이다.”
-두드러기 관련 책을 집필했던데?
“두드러기 환자는 많지만 질환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거나 ‘참아야 하는 병’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치료법의 발전으로 환자 10명 중 9명 정도는 증상을 잘 조절할 수 있고, 여러 치료법을 조합해 관리가 가능하다. 올해 2월 새로운 진료 가이드라인이 나왔고 6월에는 새 치료제가 국내 허가를 받는 등 치료 환경이 달라져, 이런 최신 정보를 알리고자 책을 썼다.”
-마지막으로, 두드러기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두드러기로 삶이 방해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치료받길 바란다. 원인을 알기 어렵다고 치료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치료법이 있고 대부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약효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다면 참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법을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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