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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샵에서 지원금 쓰면 '무개념'?" 색안경에 우는 자영업자들
📱갤럭시📱
2020.05.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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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샵에서 재난지원금 쓰는 게 뭐 어때서요?”

7년차 직장인 박모(33)씨는 최근 직장 동료와 재난지원금을 어디에 쓸지 이야기하다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고 했다. 박씨가 “날도 풀리니 네일샵에 가서 오랜만에 손발톱을 꾸미는 데 재난지원금을 쓰려고 한다”고 하자 상대방이 ‘여자들은 지원금을 왜 그런데 쓰냐’는 식의 농담조 비난을 받았다는 것이다.

서씨는 “사람마다 선호가 다른 건데 꼭 마트 가서 식료품을 사거나 식당에 가서 밥을 먹어야 지원금을 제대로 쓰는 거라는 시선이 불편하다”며 “네일샵 사장님도 소상공인인데 이들도 도와야 할 필요가 있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4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 및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지 11일 만에 10가구 중 9가구가 지원금 수령을 마쳤다. 21일 기준 전체 지급 대상 가구(2171만 가구) 중 88.5%(1921만 가구)가 지원금을 받았으며 총예산 14조2448억원 중 85%(12조1068억원)가 이미 지급된 것이다.

재난지원금으로 가계 경제에 ‘여윳돈’이 생기면서 사용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일각에선 재난지원금을 ‘미용업’에 쓰는 것을 놓고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온라인상에서 ‘재난지원금으로 옷을 사고 머리를 했다’는 글이 공유되자 “국민의 혈세를 외모 치장하는 데 쓰냐”,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수많은 부정적인 댓글들이 달리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네일샵을 운영 중인 30대 김모씨는 22일 “코로나19 때문에 가게 자리까지 옮겨야 했다”고 힘듦을 토로했다. 김씨는 “개업 2년차로 겨우 자리가 잡혀갈 때쯤 코로나19가 터져 손님이 확 줄어 생계까지 어려워졌다”며 “원래는 아파트 단지 바로 앞이었는데 임대료가 조금이라도 저렴한 골목 안쪽으로 결국 가게를 옮겼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전기세라도 아껴야 한다’며 평일에는 저녁 3시간만 문을 열고 주말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고도 했다.

“내가 바로 소상공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김씨는 “재난지원금을 네일샵에 쓴다고 색안경 쓰고 보는 것에 화가 난다. 우리도 엄연한 자영업자이고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이라며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더불어 사는 것 아니냐”고 씁쓸해 했다. 김씨는 카드사에 따라 네일샵이 ‘미용업’이 아닌 ‘위생업종’으로 분류돼 있으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막혀 있다며 “공무원들이 그만큼 이 분야를 소홀히 생각한다”고 정책의 미비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미용업 등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면 서비스 중심이며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다고 인식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이용을 크게 줄여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1일 발행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미용실의 지난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30%, 피부관리실은 32%나 줄었다.

다행히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소상공인 카드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는 등 경제에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21일 전국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 등을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1∼17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5월 둘째 주(13~19일) 매출과 동일한 100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전국 소상공인 매장의 카드 매출이 전년도 수준을 회복했다는 의미다.

다만 지원금이 대부분 식생활과 관련한 분야에서 집중됨에 따라 사회 전반에 지원금의 수혜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21일 발표한 ‘재난긴급생활비’ 신청·지급 및 사용현황에 따르면 슈퍼마켓, 편의점 등 유통과 요식업, 식료품 등에서 재난지원금의 79%가 지출됐다.

성북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모(42) 원장은 “재난지원금 덕분에 손님이 늘긴 늘었는데 그래도 예전의 60% 수준”이라며 “재난지원금 경제 회복 효과가 좀 더 다양한 업종으로 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재난지원금의 골목상권 기여도를 강조했다. 그는 21일 “빅데이터 분석 결과 재난긴급생활비가 코로나19 재난국면에서 실제 타격을 입은 소규모 자영업에 집중적으로 사용돼 생계 위기 극복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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