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에 통증이나 뻣뻣함이 찾아오면 연골을 보호하려 움직임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기 쉽다. 그러나 관절을 사용하지 않고 쉴수록 연골 회복에 필요한 영양 공급이 끊겨 관절염이 악화하고 신체 기능이 저하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미국 심포니메디컬병원의 정형외과 전문의 하워드 럭스 박사는 무릎 통증 환자들이 범하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로 ‘무작정 휴식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엑스레이나 MRI(자기공명영상) 결과에서 연골 손상이 확인됐더라도 일상적인 활동을 멈출 필요가 없다”며 “꾸준한 걷기가 오히려 무릎 관절을 살리는 최상의 보약이다”고 말했다.
연골에는 혈관이 분포하지 않아 혈액을 통해 직접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다. 대신 관절 내부를 채운 점성 액체인 ‘활액’을 통해 영양을 흡수한다. 무릎을 구부리고 펴며 걸을 때 활액이 연골 주변으로 원활하게 퍼져 나가 영양을 전달하고, 새로운 콜라겐을 생성하는 세포 활동을 자극한다. 움직임 자체가 연골을 재생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반대로 통증이 두려워 움직임을 멈추면 활액 순환이 막혀 연골 손상이 가속한다.
관절염을 단순히 뼈와 연골이 닳아 생기는 마모 현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 학술지 ‘네이처 리뷰 류마티스학(Nature Reviews Rheumat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골관절염은 전신 대사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된 대사성 질환에 가깝기 때문이다. 당뇨나 대사 증후군으로 혈액 속에 발생한 염증성 물질은 관절액으로 침투해 연골 재생 세포를 변형시킨다. 변형된 세포는 연골 자가 회복을 방해하는 물질을 분비해 퇴행성 변화를 촉진한다. 럭스 박사는 “무릎을 지키려면 단순 통증 완화에 그치지 않고 전신 대사 질환과 체내 염증을 개선하는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무릎 관절을 오래 유지하려면 부담이 적은 걷기 운동부터 시작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매일 10분씩 걷는 습관을 들인 뒤, 시간을 30분에서 한 시간까지 차츰 늘려가면 관절염 통증 완화와 대사 개선 효과를 동시에 얻는다. 근력 운동을 병행해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일도 필수다. 나이가 들면서 통증 때문에 계단이나 공원 산책을 피하기 시작하면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삶의 활동 반경이 급격히 축소한다. 50대 이후 연골 손상이 흔하게 발견되더라도 관절을 꾸준히 자극하고 움직여야 삶의 활력을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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