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상진은 1977년생으로 지난 2000년 SBS 9기 공채 탤런트로 선발되며 본격적인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부드러운 이미지에 훤칠한 키, 그리고 선 굵은 연기력이 특징인 그는 7년이라는 긴 무명 시절을 견뎌낸 뒤 2007년 드라마 '하얀거탑'의 박건하 역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어 사극 '이산'의 홍국영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그해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솔약국집 아들들', '마의', '육룡이 나르샤', '국가대표 와이프'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매 작품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드는 발성과 존재감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상진은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접한 연극과 영화 속 인물들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매료되어 배우의 꿈을 품었다. 당시 100kg이 넘는 거구였던 그는 무작정 찾아간 연기학원에서 "그 몸으로는 절대 배우가 될 수 없다"는 냉혹한 독설을 듣기도 했으나,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무려 47kg을 감량하는 극한의 투혼을 발휘했다. 연기를 향한 오기와 집념으로 극한의 체중 감량까지 감행한 그는 결국 2000년 SBS 공채 탤런트 시험에서 3,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역을 전전하며 쉽사리 빛을 보지 못했음에도, 그는 현장에 나가는 것 자체를 즐거움으로 삼으며 연기라는 세계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과거 한 방송에서는 한상진의 배우로서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충격적인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배역의 완성도를 위해 멀쩡한 생니를 2개나 발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과거 JTBC 예능 '아는 형님'에 출연한 그는 "선한 역만 들어오던 시기, 악역이 너무 하고 싶어 치과를 찾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어떤 할리우드 배우가 배역을 위해 윗니를 뽑아 얼굴을 뭉개뜨렸다는 일화에 영감을 받았고, 치과 의사로부터 "윗니를 빼면 얼굴이 기괴하게 찌그러져 보일 수 있다"는 답을 듣자마자 망설임 없이 발치를 선택했다. 특히 그가 뽑은 치아는 사랑니도 아닌 어금니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현장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연기에 대한 이러한 지독한 탐구심은 결국 한상진을 프레임 밖 연출가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2019년 단편 영화 '북성로 히어로'를 통해 감독으로 전격 데뷔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외연을 넓혔다. 대구 북성로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제13회 상록세계다문화국제단편영화제에서 연출상을 수상하며 그의 연출 역량을 입증받는 계기가 됐다. 한상진은 단순히 이름만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나리오 작업부터 캐스팅, 현장 지휘까지 직접 도맡았으며, 배우 출신답게 스태프들의 노고를 배려하는 세심함으로 현장을 이끌었다.
한상진은 연기 활동은 물론 후배 양성과 새로운 콘텐츠 기획에 참여하며 여전히 현장의 최전선에서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다. 캐릭터에 닿기 위해서라면 신체적인 희생조차 마다하지 않는 광기 어린 몰입도로 만들어낸 그의 필모그래피처럼, 정해진 틀을 깨고 자신만의 새로운 챕터를 끊임없이 확장해 나갈 한상진의 다음 행보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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