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당뇨병을 앓는 아이가 탄수화물을 크게 줄여도 성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각한 저혈당·당뇨병성 케톤산증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울름대병원과 미국 보스턴소아병원 연구진은 독일에서 25년간 축적된 당뇨병 환자 추적 자료를 이용해 1~17세 1형당뇨병 환자 4만5569명의 식단과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대상자는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탄수화물 섭취량이 두 번 이상 기록된 아이들이었다. 평균 연령은 10.3세였고 남아가 55%였다.
연구진은 탄수화물이 전체 섭취 열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아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탄수화물이 10% 미만인 초저탄수화물 그룹은 219명, 10~26% 미만인 저탄수화물 그룹은 4837명, 26% 이상인 표준 탄수화물 그룹은 4만513명이었다. 평균 추적 기간은 각각 2.18년, 2.40년, 3.67년이었다. 연구진은 키와 몸무게를 추적하면서 당화혈색소, 인슐린 사용량, 심각한 저혈당과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 여부를 함께 확인했다.
그 결과, 초저탄수화물 식단을 먹은 아이들에게서 성장이 저해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심각한 저혈당이나 당뇨병성 케톤산증도 더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 체질량지수(BMI) 증가 폭은 초저탄수화물·저탄수화물 그룹에서 표준 탄수화물 그룹보다 작았다. 혈당 조절 지표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추적 종료 시 당화혈색소는 초저탄수화물·저탄수화물 그룹에서 표준 탄수화물 그룹보다 낮았다. 인슐린 사용량도 두 그룹에서 더 적었고, 추적 기간 동안 증가 폭도 작았다.
연구진은 탄수화물 섭취가 적은 아이들에게서 당화혈색소와 인슐린 사용량이 모두 낮게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연구를 이끈 독일 울름대병원 크리스티안 덴저 교수는 이번 결과가 고무적이지만 성장기 아이에게 적용할 최적의 탄수화물 섭취량을 정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다만 이번 연구는 아이들에게 특정 식단을 먹게 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실제 식생활과 건강 상태를 추적한 관찰 연구다. 초저탄수화물 그룹도 219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일부에 그쳤다. 연구진은 식단 기록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차 등 다른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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