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줄이려고 무알코올 음료를 선택할 경우 오히려 술 생각이 더 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 사용장애가 있거나 음주 의존도가 높은 사람은 무알코올 음료를 접하면 술에 대한 갈망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 카탈루냐 공중보건청 연구진은 알코올 사용장애가 있거나 과음 위험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무·저알코올 음료 영향을 살펴봤다. 관련 문헌 4049건을 검토해 선정 기준에 맞는 10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일부 연구에서 무알코올 음료에 노출된 뒤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특히 알코올 의존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갈망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런 반응은 술의 맛과 향, 음주 상황에 대한 기억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맥주를 마실 때 느끼는 맛과 향, 잔을 들고 마시는 행동,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던 상황은 과거의 음주 경험과 연결돼 있다. 알코올이 없는 음료라도 이런 자극이 음주 경험을 떠올리게 해 술에 대한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행 연구에서는 맥주의 맛만으로도 뇌 보상 체계와 관련된 부위인 복측선조체에서 도파민 분비가 관찰됐다. 도파민은 보상과 동기 부여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더라도 술과 연관된 감각 자극이 뇌의 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다만 무알코올 음료가 모든 사람에게 술에 대한 갈망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음주량을 줄이려는 사람에게 무알코올 음료는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면 알코올 사용장애가 있거나 음주 의존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술을 연상시키는 자극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번 문헌고찰에 포함된 연구가 10개로 많지 않고 연구마다 대상자와 방법이 달라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무알코올 음료가 실제 음주 재발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도 아니다. 따라서 무알코올 음료가 술에 대한 갈망을 자극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영향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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