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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으로 열어야지!"…작은 손거울 닮은 '갤럭시 Z 플립' 써보니☆
📱갤럭시📱
2020.02.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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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한 손으로 열려고 한다. 빡빡함을 느낀다. 그걸 본 여자는 경악한다. 두 손으로 열어야지! 여자는 왼손 바닥에 제품을 올려 놓는다. 오른손으로는 가볍게 접힌 화면을 편다.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 폰 ‘갤럭시 Z 플립’ 이야기다. 

한 손으로 여는 부류들은 갤럭시 Z 플립의 단단한 경첩 때문에 ‘끙끙’ 댄다. 기자가 관찰해보니, 남자들은 주로 한 손으로, 여자들은 두 손으로 제품을 접고 폈다. 

보통 메이크업을 하는 여자라면, 매일 최소 2번은 얼굴 바탕을 잡아주는 파운데이션 팩트 뚜껑을 연다. 그 오랜 경험 덕분에 조개처럼 위 아래 열리는 갤럭시 Z 플립을 두 손으로 펼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들은 한 눈에 사용법을 간파한다. 또 갤럭시 Z 플립을 작은 손가방에 쏙 집어넣었다가 꺼낼 생각까지 연쇄적으로 떠올린다. 갤럭시 Z 플립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는 불룩하다는 식의 불평을 할 생각은 애초에 할 수도 없다. 그렇게 쓰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기자는 갤럭시 Z 플립을 보는 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산 접이식 손거울을 떠올렸다. 작은 정사각형 2개 거울이 힌지(경첩)로 연결돼 있다. 열면 2개의 연결된 거울이 되고, 닫으면 세련된 코발트 블루 무늬의 소품이 된다. 

갤럭시 Z 플립도 접었을 때 콤팩트하고 세련된 외관이 일품이었다. 첫 인상은 정사각형이었다. 정확히는 가로 7.36cm, 세로 8.74cm 크기다. 두께는 가장 두꺼운 힌지(연결) 부분이 1.73cm이다. 무게는 183g으로 갤럭시 노트10+(196g)보다 가볍다. 

기자가 테스트해 본 제품은 미러 퍼플(Mirror Purple)의 색상이었는데, 빛을 받으면 묘한 느낌의 빛이 감돌았다. 갤럭시 Z 플립은 접으면 손바닥에 쏙 들어갈 만큼 작아지고 펼치면 6.7인치 대형 스크린이 된다.

보통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후면 카메라가 좋다. 그런데, 셀피(셀카)를 찍을 때 성능이 떨어지는 전면 카메라로 찍어야 하는 게 기자는 불만이었다. 

갤럭시 Z 플립은 달랐다. 접은 상태에서 셀카 찍는 기능이 있는데, 접으면 후면의 듀얼 카메라(12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듀얼 카메라)가 커버 디스플레이의 전면 카메라가 되었다. 셀피 사진 품질이 꽤 좋았다. 

접은 상태에서 전원 버튼을 살짝 누르면 카메라 모드가 열리고 상하 버튼을 누르면 중 아무거나 누르면 사진이 찍혔다. 손바닥을 쥐고 펴는 것으로도 촬영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커버 하단 왼쪽에는 날짜와 시간, 배터리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1.1인치 디스플레이가 보였다. 이 디스플레이로 셀카 사진 이미지를 미리 볼 수 있었다. 1.1인치 디스플레이는 전화와 메시지, 알림을 확인하는 데도 유용했다. 

스마트폰을 펼치지 않아도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알림을 두 번 두드리고 '갤럭시 Z 플립'을 열면 바로 해당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어 빠르게 메시지에 답변을 할 수도 있다.

위아래로 접힌 ‘갤럭시 Z 플립'을 펼쳐 보았다. 6.7인치의 대화면은 유튜브를 보기에도 충분히 큰 화면이었다. 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화면을 즐기는 방해 요소들이 적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대화면(디스플레이)에 유리 소재인 ‘울트라 씬 글래스(UTG)’를 적용했다는 점이었다. 

UTG는 접히는 유리다. 유리 소재는 매끄러운 느낌을 준다. 갤럭시 Z 플립의 평탄도(평평한 정도)는 갤럭시 폴드보다 30% 이상 좋아졌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폴더블 폰인 ‘갤럭시 폴드’는 얇은 플라스틱 소재로 마감했기 때문에 플라스틱 특유의 우는 느낌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리즈에 ‘Z’를 명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Z에 담았다. 접고펴는 디자인의 역동성과 참신함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이름으로 알파벳 Z를 낙점한 것이다.

알파벳 ‘Z’의 모양처럼 갤럭시 Z 플립은 원하는 각도로 세워서 쓸 수 있었는데, 작게는 70도, 크게는 110도 각도로 고정할 수 있었다. 특정 각도로 스마트폰을 세워두면 화면을 상하 2개로 분할해 사용할 수 있었다. 상단은 보는 영역, 하단은 제어 영역이 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접어 세워두고 사용하는 경험을 ‘플렉스 모드’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카카오톡으로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통화할 때는 스마트폰을 세워두는 묘안을 찾느라 부산해진다. 플렉스 모드는 별도 받침대나 액세서리가 없이도 내 두 손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구글의 영상 통화 서비스 ‘구글 듀오(Google Duo)’를 사용할 때 갤럭시 Z 플립의 광각 렌즈를 활용하면 더 많은 화면을 상대방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플렉스 모드는 유튜버에게도 유용해보였다. '갤럭시 Z 플립'은 전면 카메라를 활용해 다양한 각도로 유튜브에 최적화된 16대 9 비율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책상에 갤럭시 Z 플립을 세워두고 핸즈 프리 기능을 활용해 동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다. 

아카데미 감독상, 작품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자막을 ‘1인치 장벽’이라고 했다. 자막 보는 것이 귀찮아 외국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미국인들의 영화 습관을 언급한 것이다. 봉 감독은 "그 1인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유튜브’ ‘V로그’ 등 영상 콘텐츠들이 대세가 되면서 기자도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기자는 삼각대, 마이크, 편집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넘어야 할 ‘1인치 장벽’들을 넘지 못했다. 

갤럭시 Z 플립이 이런 장벽까지 없애줄까. 갤럭시 Z 플립으로 인터뷰 촬영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유용성한지는 취재 현장에서 여러 번 테스트를 해봐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에도 ‘싱글 테이크(Single Take)’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싱글 테이크는 한번만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서로 다른 동영상 4개, 최대 10개 사진을 만들어 주는 기능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산호세에서 개최한 삼성개발자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조개껍질처럼 위아래로 접히는 스마트폰을 20초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제품으로 완성되기 전 갤럭시 Z 플립의 원형을 살짝 공개했던 것이다. 삼성전자가 워낙 비밀리에 영상을 준비했던 터라, 콘퍼런스에 왔던 삼성전자 다수 직원들도 크게 놀랐던 기억이 난다. 물론 개발자들의 환호도 대단했다. 

삼성전자는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갤럭시 Z 플립을 출시하고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톰 브라운 에디션을 내놓는 등 패션 감성 가득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Z 플립이 이렇게 패션의 지위를 감히 넘볼 수 있는 것은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구현해줄 수 있는 ‘접히는 디스플레이’ 기술과 극강의 하드웨어 제조력이 뒷받침이 됐기 때문이다.

갤럭시 Z 플립이 삼성전자의 의도대로 남의 이목을 받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려는 전 세계 트렌드 세터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한국에서 분위기는 좋다. 갤럭시Z 플립 출시 첫 일주일 동안 통신3사와 자급제 물량을 합쳐 약 2만대 수준의 물량이 공급됐다. 폴더블폰 전작인 갤럭시폴드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갤럭시 폴드 가격(200만대 중반)보다는 저렴한 편이지만, 여전히 비싸다. 갤럭시Z 플립의 한국 출시 가격은 165만원이다. 톰 브라운 에디션 3종(갤럭시 Z 플립, 와치, 이어폰)은 300만원 대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출시되는 갤럭시 Z 플립의 색상은 ‘미러퍼플’과 ‘미러블랙’ 2종이다. 5G(5세대) 이통통신 대신 LTE 모델로만 출시된다.

정리하면, 갤럭시 Z 플립은 한 손이 아닌, 두 손으로 접고 펴도록 디자인된 ‘패션 아이템’이다. 새 디자인은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요즘 화장을 하는 남자들도 많다. 그들이라면, 갤럭시 Z 플립을 두 손으로 여는 게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만약 익숙하지 않다면, 매일 2번씩 파운데이션 팩트를 열고 닫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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