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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억 한채 종부세 532만원인데 … 합산 21억 두채는 1768만원
미사강변도시
2022.11.2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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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서 받은 다주택자 불만
1주택자 세금 줄었다지만
다주택자 체감 부담은 늘어
공정시장가액비율 낮춰도
올 공시가 약 17% 올랐고
다주택자 중과세율도 여전

고가 아파트 한 채보다 합산 가격이 낮은 두 채를 보유한 경우 종합부동산세가 더 많은 것으로 나오면서 다주택자들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반포자이 전경. 【연합뉴스】

"재산세 할부가 아직도 안 끝났는데 이번에는 종합부동산세를 또 내라고 하네요. 집을 내놔도 안 팔리는데 저보고 어떡하라는 겁니까. 세금을 못 내서 경매에 넘어가고 파산해야 (국가가) 속 시원하겠습니까? 집이고 뭐고 다 던져놓고 이민 가고 싶습니다."

24일 직장인 이 모씨(57)는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목동과 잠실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이씨는 올해 종부세를 확인하고 홈택스에 오류가 난 줄 알았다. 종부세 고지액은 6000만원. 이씨는 작년에 4000만원을 부과받고 세금이 무서워 바로 잠실 아파트 한 채를 팔려고 내놨다. 그러나 1년째 매수자를 못 찾아 이번에 종부세 폭탄을 또 맞은 것이다. 이씨는 "온갖 규제(토지거래허가구역) 때문에 매수자를 찾기도 힘들고 집을 내놔도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면서 "정부가 집은 못 팔게 해놓고, 집을 가졌다고 세금은 때리고 정말 이러다가 파산하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종부세 폭탄에 전국에서 비명이 쏟아지고 있다. 집값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주택 보유자들은 올해도 무거운 종부세를 통보받았다. 1주택자든 다주택자든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종부세 부담에 허리가 휜다"는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

공시가 10억원짜리 아파트와 공시가 1억원대 빌라를 보유한 주부 김 모씨는 "종부세가 작년 대비 2배 늘었다"고 했다. 김씨는 "빌라는 부모님께서 거주 중이어서 (임대)소득도 없는데 세금은 두 배로 내야 한다. 세금 때문에 부모님을 나가라고 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했다.

경기도에 1채, 서울 성동구에 아파트 1채를 보유한 직장인 양 모씨는 올해 종부세로 1000만원을 냈다. 양씨는 "세금 때문에 저축이란 걸 할 수가 없다"면서 "종부세는 국민이 가난해지길 바라는 법"이라고 했다.

정부는 올해 종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세금을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과표에 반영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낮췄다. 종부세는 인별로 과세된다. 1가구 1주택은 11억원이 공제되고, 2주택 이상은 6억원이 공제된다. 이렇게 공제를 한 후 남은 금액(과표)에 세율을 곱해서 종부세가 결정된다. 과표는 공시가에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곱해서 정하는데 정부는 이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췄다.

그러나 종부세 감세를 체감하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더 늘었다"는 반응이다. 워낙 공시가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려 종부세가 급증하도록 설계된 데다가 집값이 한참 뛰던 올해 초 시세를 기준으로 해 공시가가 17% 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그대로여서 다주택자들은 '살인적인 종부세'라는 반응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의 모의 계산에 따르면, 공시가 23억원대 서울 반포자이를 1채 보유한 사람은 종부세로 532만원을 내지만, 공시가 총합이 21억원대인 서울 소재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사람은 종부세로 1768만원을 낸다. 서울과 지방 아파트를 포함해 비슷한 공시가여도 3채를 보유한 사람은 종부세가 2099만원으로 더 불어난다.

직장인 김 모씨는 "다주택자가 되고 싶어서 다주택자인 것도 아니고 집이 팔리지 않는데 어떡하냐"면서 "고가 주택 1주택자는 세금을 덜 내고, 지방에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은 1년치 생활비를 세금으로 내는 게 합리적이냐"고 반문했다.

이사 등 이유로 일시적 1가구 2주택인 상태인데 종부세 폭탄을 맞은 사람도 있다. 경기 김포에 주택 2채를 보유한 최 모씨는 "이사를 먼저 와서 2주택인 상태인데 작년에 비해 종부세가 2배가 나왔다. 기존 집이 안 팔려서 계속 종부세를 맞을 생각을 하니 착잡하다"고 했다. 일시적 2주택의 경우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2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반드시 양도할 경우에만 종부세 과세 특례를 받을 수 있다. 2년 이내에 처분하지 못했을 경우 소급해 다주택자가 되기 때문에 혜택으로 인해 감소됐던 세액까지 추징당할 수 있다.

2005년 도입된 종부세는 고가 주택에만 부과되는 '부자세'로 시작됐다. 그러나 현재는 서울에 집을 가진 사람 5명 중 1명이 내는 세금이 됐다. 주택 보유자들이 '무차별적 세금'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정부는 내년에는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조정해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종부세 부담을 줄이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 9월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 기본 공제금액 상향을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주택자 중과세율(1.2~6%)을 폐지하고 일반세율(0.6~3%)도 0.5~2.7%로 낮추고, 종부세 공제금액도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개정안대로라면 주택분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122만명에서 66만명으로 줄고, 세액은 5조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이 커서 종부세 개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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