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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시술’ 받았는데… 줄기세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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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노화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대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줄기세포’가 다시금 소환되고 있다. 내 몸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피부, 무릎 등 회복이 필요한 곳에 다시 주입하는 ‘줄기세포 주사’를 시행하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만, ‘PRP’ 등 실제로는 줄기세포가 거의 들지 않은 것을 줄기세포 시술로 표현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줄기세포 시술’, 줄기세포 함량 적은 경우 多
현재 의료기관에서 ‘줄기세포 시술’이라고 홍보되고는 하는 시술은 PRP·PRF·BMAC·SVF 등 네 가지다. PRP(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시술은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피를 키트에 담아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림으로써 성장인자가 풍부한 혈소판을 추출해 환부에 주사하는 것이다. PRF(혈소판 풍부 피브린) 시술은 PRP와 비슷한 방식으로 혈액에서 혈소판과 백혈구 그리고 성장인자를 추출해 환부에 주입하는 것이다. BMAC(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은 환자의 골수를 채취한 다음 원심 분리를 통해 얻은 농축된 골수 줄기세포를 환부에 주입하는 것이며, SVF(기질 혈관 분획)은 BMAC과 비슷하나 골수 아닌 자가 지방이 원천이라는 점이 다르다. 추출 과정에서 채취되는 줄기세포 수를 늘리기 위해 ‘농축 키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단재생바이오법)’은 줄기세포 등 인체 세포를 처리해 연구·치료에 이용하는 것은 첨단재생의료에 해당하며,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받은 곳만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2026년 4월 기준 상급종합병원 44개소, 종합병원 55개소, 병원 37개소, 의원 74개소, 총 210개소의 의료기관이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받았다.

그렇다면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에서는 세포를 이용한 PRP·PRF·BMAC·SVF 시술이 금지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첨단재생바이오법은 세포·조직을 생물학적 특성이 유지되는 범위에서 단순 분리, 세척, 냉동, 해동 등의 ‘최소한의 조작’을 통해 시술하는 것이면서 ▲미용·성형을 목적으로 하는 비급여 시술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시술(신의료기술)은 첨단재생의료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한다. PRP·PRF·BMAC·SVF 시술 시 혈액에서 각종 세포와 성장인자를 추출할 때 ‘농축 키트’를 사용하는 것도 ‘최소 조작’으로 해석될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를 배양하지 않고 단순 세포 분리만 하여 농축한 다음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은 최소 조작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다만, 단순 분리나 농축을 통해 얻은 것을 몸에 그대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채취한 것을 체외에서 별도로 배양해 주입하는 경우 첨단재생의료에 해당한다.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에서만 할 수 있다.


◇효과 있다? “줄기세포 덕인지 미지수”
PRP·PRF·BMAC·SVF 시술 자체는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에서도 가능하다. 문제는 홍보 방식이다. 의료법 제56조는 객관적인 사실을 과장하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한다. PRP·PRF·BMAC·SVF 시술을 편의상 ‘줄기세포 치료’라고 홍보하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어폐가 있다. 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조쌍구 교수는 “PRP·PRF는 줄기세포 함량이 극히 제한적이라 줄기세포를 주된 기전으로 보는 것은 과학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BMAC·SVF는 실제로 중간엽줄기세포 등 줄기세포를 일정 비율 포함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조혈·면역세포, 성장인자, 사이토카인 등이 혼재한 혼합 세포·인자 농축물로, 이를 이용한 치료를 줄기세포 치료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효과를 보았다는 후기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이 꼭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신근유 교수는 “PRP·PRF·BMAC·SVF 시술에서 몸에 주입하는 것이 순수한 줄기세포만으로 구성되어있지는 않기 때문에 주입한 후에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그것이 줄기세포 덕분인지, 함께 채취된 성장 인자 덕분인지, 몸에 무언가 주입했을 때 일어나는 면역 반응 덕분인지, 플라시보 효과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재생의료 관련 불법 광고 점검 강화를 위해 별도의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해당 치료가 첨단재생바이오법에 근거한 것인지,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친 것인지, 품목을 허가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이용하는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등에 따라 허위·과장 광고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만 했다.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받지 않은 의료기관이 홍보 차원에서 ‘줄기세포 연구소’ ‘첨단 장비와 기술을 보유한 원내 줄기세포 연구센터 운용’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사례도 확인됐는데, 이에 대해서는 “재생의료기관으로 지정받지 않은 의료기관이 이와 같이 광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맥 주사는 위험성 有
혈액에서 분리한 성장인자와 각종 세포를 무릎 등 환부에 직접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액을 맞듯 정맥으로 주입하는 경우도 있다. ‘줄기세포 정맥 주사’로 홍보되고는 하는데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줄기세포 주사’라는 말에 걸맞게 줄기세포 양이 많다면 정맥으로 투여할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조쌍구 교수는 “세포 덩이에 의해 폐와 뇌에 미세한 색전(혈관 막힘)이 발생할 위험이 이론적으로 존재한다”며 “해외에서도 비표준 줄기세포 정맥주사 후 심각한 부작용 사례 보고들이 있다”고 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경우처럼 ‘줄기세포 정맥 주사’라는 말 자체가 과장 홍보일 가능성도 있다. 신근유 교수는 “줄기세포를 정맥으로 다량 넣는 것은 몸속 미세혈관이 막히게 할 소지가 있지만, 배양하지 않고서 농축 키트를 이용한 추출만으로 이 정도 양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받은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줄기세포 활용 시술이라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서울 소재 모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은 자체 줄기세포 클리닉에서 항노화, 성 기능 개선, 피부 미용, 탈모 개선 시술을 시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아직 이러한 시술의 효과에 대해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조쌍구 교수는 “‘무릎 관절염’ 등 특정 국소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는 일정 부분 근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신 항노화, 성 기능·탈모 등 광범위한 적응증에 대한 입증은 매우 제한적이며,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탐색되는 수준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신근유 교수는 “‘줄기세포로 치료된다’고 할 수 있으려면, 특정 이상 증상의 발생 기전이 어떠한지, 이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주입한 줄기세포가 몸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체내에 주입했을 때 안전성이 있는 동시에 줄기세포가 사멸하지 않고 효과를 발휘하는지 등이 확인돼야 한다”며 “항노화나 피부 미용, 성 기능 장애, 탈모 등에 대해서는 아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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